작품소개
“아빠를 살릴 수 없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빠를 사랑하는 일뿐이다.”
사라질 아빠와 살아갈 딸의 마지막 76일
어느 날 갑자기 부모님이 치매 증상을 보이거나 암 판정을 받는다면? 충격과 슬픔에 빠져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오히려 인생의 빛나는 축복이자 선물이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말기 암 치매 아빠와의 마지막 76일을 담은 에세이[비가 와도 꽃은 피듯이]를 쓴 노신화 작가다.
살가운 딸이 아닌 탓에 아빠와 무관한 날들을 살아온 그녀는 갑작스럽게 아빠의 시한부 선고를 통보받았다. 병원에서조차 포기한 삶, 아빠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저 마지막 순간이 다가올 때까지 어떻게든 버텨야만 하는 차가운 현실 속에서 그녀와 가족은 비바람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길을 택했다. 덕분에 아빠는 가느다란 실리콘 관에 의지하며 삶을 희미하게 이어가는 순간에도 밝은 웃음을 잃지 않았고, 그 모습에서 그녀는 새로운 희망과 살아갈 힘을 얻었다.
‘치매나 암에 걸리면 행복해질 수 없다’라는 세간의 편견을 뒤집는 이들의 이야기는 KBS [아침마당]에도 소개되어 출연자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기도 했다. 방송 당시 전국의 수많은 치매, 암 환자와 그 가족에게 질병이 가족의 갈등과 붕괴가 아닌 치유와 사랑이 될 수 있음을 알려 주며 깊은 울림과 감동을 선사했다.
인생은 언제나 햇빛 찬란한 나날만 있는 것이 아니라서, 갑자기 불어닥치는 슬픔 속에도 흔들리며 계속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살아가게 만드는 그 힘의 원천은 바로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이다. 이 책은 ‘아빠의 시한부 선고’라는 절망의 비바람에도 속수무책으로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싱그럽게 피어난 가족의 진한 사랑을 통해, 잊고 있던 내 가족의 삶과 소중함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감동적인 휴먼 에세이다.
저자소개
살가운 딸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었다. 그저 바쁜 일상이 갈라놓은 자연스러운 거리였을 뿐. 언저리로 밀려났던 아빠가 보이기 시작한 것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소식 때문이었다. 말기 암 선고, 되돌릴 수 없는 병이었다. 남은 시간 동안 행복한 기억만 심어 주려고, 아빠를 눈 안에 담고 또 담았다. 부디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랐다. 참 무심한 딸이었다. 남의 경조사는 살뜰하게 챙기면서 아빠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남의 얘기는 궁금해하면서도 아빠가 살아온 날들에는 아는 바가 없었다. 누군가 나로 인해 받았을 상처에는 민감했으면서 정작 나 자신이 아빠에게 준 상처는 알려고 하지 않았다.
이 책은 말기 암 치매 아빠와 함께한 마지막 76일을 기록한 딸의 일기다. 시한부 선고는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 몰랐던 아빠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76일이란 시간은 절망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삶을 살아갈 딸에게 아빠가 남긴,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이었다. 아빠의 죽음 이후 17년간 몸담았던 대기업을 퇴사하고, 현재는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작은 빛이 되어 주는 삶을 살고자 한다. 아빠가 지어 준 이름처럼 기적 같은 ‘신화’를 꿈꾸며.
목차
* 프롤로그
1부. 끝이 아닌 시작
먹구름
시한부 선고
환갑의 기적
병원장이 된 아빠
속고 속이고
2부. 아빠는 늘 미안하다고만 했다
아빠와 깡패
비밀 경호원
세계 최고의 부자
아빠를 닮은 딸
잃어버린 보물
두 번째 데이트
잠꾸러기 불침번
대통령 후보
청춘
아빠의 사과
200살이라는 약속
내가 아는 최고의 해결사
딸과의 정산 놀이
3부. 붙잡고 싶다, 단 하루만이라도
서툰 사랑
슬픈 결혼식
낯선 사람의 인사
불효자는 웁니다
아빠를 설득하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
생애 최고의 드라이브
웃는 얼굴을 다시 보고 싶어서
집이라는 친구
아빠가 울던 날
거짓말하는 딸을 보며
장인과 사위
응급실에서 발견한 빛
4부. 비가 와도 꽃은 핀다
가을의 온기
행복한 길들임
노부부의 대화
아빠의 배냇짓
사랑해, 고마워
한밤중의 토닥임
마지막 인사
가장이라는 이름
가을 하늘을 닮은
* 에필로그